2013년 12월 7일 토요일

비트코인 러시 (경향신문 스크랩)



*지금까지 1200만 비트코인이 채굴돼 남은 물량은 900만 비트코인 정도다.
*비트코인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이번 러시가 네덜란드 튤립 파동과 같은 거품이거나, 미국의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인 폰지게임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19세기 중반 미국 서부지역에 골드러시가 유행이었다. 미지의 땅에 가면 누구나 쉽게 금을 캘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광부들이 서부로 서부로 향했다. 

요즘 디지털 세상의 핫 이슈로 떠오른 비트코인 논란을 보면 골드러시가 연상된다. 골드러시 때 광부들이 땅속에 묻힌 금을 캐냈다면, 이번엔 온라인상에서 어려운 수학문제와 같은 암호를 풀어 가상화폐를 만들어낸다. 비트코인 만드는 과정을 ‘채굴’(mining)이라 표현하고, 그런 사람들을 ‘광부’(miner)라 부르는 것도 비슷하다.

금광 채굴도 그렇듯 비트코인 채굴도 개인에겐 벅찬 일이다. 일반 PC로 채굴했을 때 1주일 노력해 1원어치도 못 건질 정도다. 그래서 대형 컴퓨터로 전용프로그램을 이용해 채굴하며, 일반인은 그렇게 캔 비트코인을 돈 주고 사는 게 보통이다. 이 비트코인이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세계 금융계를 흔들어놓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비트코인 사용을 정당한 금융행위로 인정했고, 독일 정부는 비트코인을 회계단위로 공식 인정했다. 민간부문에서도 나이키, 아마존, 버거킹, 바이두 등 세계 5만여개 온·오프 매장에서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비트코인을 받는 매장이 등장했다. 엊그제 파리바게뜨 인천시청역점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비트코인으로 빵값 치르는 과정을 시연하면서 국내 1호점이 문을 연 것이다.

비트코인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필명의 개발자가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광도 언젠가 바닥이 드러나듯 이 가상화폐는 2100만 비트코인까지만 캘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돼 있다. 지금까지 1200만 비트코인이 채굴돼 남은 물량은 900만 비트코인 정도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의 가치는 가히 폭등세다. 2009년 처음 발행될 때는 1비트코인이 미화 4센트였으나 요즘엔 120달러(1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발행 4년 만에 2만5000배 오른 것이다.

비트코인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이번 러시가 네덜란드 튤립 파동과 같은 거품이거나, 미국의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인 폰지게임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평가는 엇갈린다. 한국은행에서 연구보고서를 내기로 했다니 지켜볼 일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